한 그릇을 여럿이 나눈다, 군겁쟁재(群劫爭財)
나와 같은 자리가 무리를 이루어 하나의 재를 두고 다투는 구조. 모아도 곁과 함께 흩어지고, 잡아도 같은 자리를 두고 부딪힌다.
한눈에
- 군겁쟁재란 · 나와 같은 자리(비겁)가 무리를 이루어 하나의 재를 두고 다투는 사주.
- 왜 생기나 · 같은 편이 일간에 견주어 지나치게 두터워, 한 몫이 절로 여럿으로 쪼개진다.
- 드러나는 결 · 벌이가 나빠서가 아니라, 버는 족족 곁과 나뉘어 손에 남지 않는다.
- 처방 · 힘을 재로 곧장 밀지 않고, 만들어 내보내는 자리로 한 번 돌려보낸다. 식상으로 통관.
- 다시 읽기 · 새는 것이 아니라 나뉘는 것이다. 다투며 나눌지 함께 키울지가 갈린다.
벌이가 그리 나쁘지 않은데 이상하게 통장에 남는 게 없다는 사람이 있다. 아껴도 그렇고, 더 벌어도 그렇다. 이럴 때 흔히 새는 구멍부터 찾지만, 이 자리는 새는 곳이 아니라 나누는 곳을 봐야 한다.
많다 적다는 늘 일간에 견준 말이다. 군겁쟁재(群劫爭財)라는 이름도 절대적인 개수가 아니라, 나와 같은 자리가 일간에 견주어 무리를 이룰 만큼 두터운 판을 가리킨다. 둘뿐이어도 일간이 여리면 무리가 되고, 여럿이어도 일간이 굳건하면 한 패의 동료로 그친다.
비겁(比劫)은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한 자리다. 같은 편이자, 같은 것을 노리는 겨룸의 상대. 이 자리가 무리를 이루면 그들이 하나같이 눈을 두는 곳이 재(財)다. 재는 하나인데 손은 여럿이니, 그 한 몫이 절로 쪼개진다. 벌어들이는 힘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들어온 것을 지키는 자리에서 자꾸 나뉘는 것이다.
그래서 이 구조는 버는 데는 능한데 쥐는 데서 샌다. 함께 벌면 함께 나눠야 하고, 좋은 것이 생기면 곁에서 먼저 손을 벌린다. 돈만이 아니다. 재는 자리와 사람과 인정까지 아우르는 자리이니, 공을 세워도 몫이 흩어지고, 마음을 주어도 여럿으로 갈린다.
그러나 나뉘는 것 자체가 흠은 아니다. 갈림은 방식에 있다. 서로 뺏으며 나누면 다툼이 되고, 함께 키워 나누면 판이 커진다. 같은 재를 두고도 어느 쪽으로 도느냐에 따라 이 자리는 정반대 얼굴이 된다.
그러면 어떻게 쓰는가. 넘치는 힘을 재로 곧장 밀지 말라 한다. 같은 편이 재를 향해 곧바로 달려들면 다툼이 되지만, 그 사이에 만들어 내보내는 자리 하나를 두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자리가 식상(食傷)이다. 힘을 먼저 손끝의 솜씨와 만들어 내놓는 일로 돌리면, 그 결과물이 재로 이어진다. 같은 편이 식상을 낳고 식상이 재를 낳는 이 물길을 두고 통관(通關)이라 한다. 다투던 손을 함께 만드는 손으로 바꾸는 길이다.
정리하면 군겁쟁재는 벌이가 모자란 자리가 아니라, 힘이 재에 곧장 부딪혀 흩어지는 자리다. 그 힘을 한 번 돌려 만드는 데 쓰면, 나뉘던 것이 도리어 불어난다.
버는 일과 지키는 일은 다르다. 그 사이에 힘의 방향을 바꿀 여지가 남아 있다.
이 넘침은 오행으로 옮길 짝이 없다. 비겁은 일간과 같은 오행이라, 뒤에 이어질 「생극제화 · 과다와 결핍」 스무 편에서 유일하게 제자리를 두지 못하는 자리이니, 넘침을 오행의 눈으로 보는 이야기는 다음 편들에서 비로소 시작된다.
새는 것이 아니라 나뉘는 것 — 힘의 방향부터 본다. 내 사주에 비겁은 얼마나 될까 → 첫 분석 보기 다음 편 · 설기태과 — 내보내다 내가 마른다 → 이어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