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러야 할 것을 지나치게 눌렀다, 제살태과(制殺太過)
살을 다스리는 식상이 지나쳐 살 자체가 사라진 구조. 압박을 걷어냈는데 함께 세워 주던 뼈대까지 사라진 결을 읽는다.
한눈에
- 제살태과란 · 살을 다스리는 식상이 지나쳐, 살 자체가 사라져 버린 사주.
- 부딪히는 자리 · 눌러야 할 살을 식상이 지나치게 눌러, 함께 세워 주던 뼈대까지 걷어 낸다.
- 드러나는 결 · 부담을 다 없앴는데 이상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진다.
- 처방 · 걷어 낸 자리에 다시 알맞은 무게를 들인다. 재성으로 살을 생해 보충한다.
- 다시 읽기 · 태과도 문제지만, 태과를 없애려는 손도 태과가 된다.
살(殺)은 편관(偏官), 곧 나를 거칠게 누르는 힘이다. 부담이자 압박이지만 동시에 나를 곧추세우는 뼈대이기도 하다. 식상(食傷)은 그 살을 다스려 눌러 주는 자리다. 알맞게 다스리면 부담이 가라앉고 힘이 산다. 그런데 이 다스림이 지나치면, 눌러야 할 살까지 통째로 걷어 내 버린다. 제살태과(制殺太過)는 다스리는 손이 도를 넘어 살 자체를 지워 버린 자리다. 부딪히는 것은 누르는 힘과, 그것을 없애려는 힘이다.
스트레스를 다 없앴는데 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지는가. 짓누르던 부담을 걷어 내고 나면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정작 몸을 일으킬 동력까지 함께 빠져나간다.
살은 눌리는 힘이자 세우는 힘이다. 마감이 있어 손이 움직이고, 책임이 있어 자리를 지킨다. 그 부담을 지나치게 다스려 없애면, 짐과 함께 뼈대도 사라진다. 편해졌는데 텅 빈 까닭이 여기 있다.
이 자리는 아홉째 편 관살태과의 거울이다. 그쪽은 살이 너무 무거워 눌린 자리였고, 이쪽은 그 살을 너무 눌러 없앤 자리다. 짐이 과해도 못 서고, 짐을 다 걷어 내도 못 선다. 태과가 탈이라 하여 그것을 없애려 든 손이, 어느새 스스로 또 하나의 태과가 된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쓰는가. 걷어 낸 자리에 다시 알맞은 무게를 들이라 한다. 사라진 살을 도로 세우는 힘이 재성(財星)이다. 재가 살을 낳으니(財生殺), 실무와 책임과 감당할 일을 다시 들이면 빠져나갔던 뼈대가 되돌아온다. 부담을 아주 없애는 것이 답이 아니라, 견딜 만한 무게를 곁에 두는 것이 답이다. 적당한 짐은 짐이 아니라 뼈대다.
정리하면 제살태과는 눌려서 탈이 난 자리가 아니라, 눌러야 할 것을 지나치게 눌러 잃은 자리다. 걷어 낸 자리에 무게를 조금 되들이면, 빠졌던 힘이 다시 선다.
여기서 열다섯 편이 닫힌다. 없어서 안 쓰이던 자리와, 넘쳐서 겨워하던 자리와, 있는 것끼리 어긋나던 자리를 차례로 지나왔다. 그 모두가 가리키는 곳은 하나다. 많음도 없음도 그 자체로 답이 아니다. 자리마다 알맞은 무게가 있을 뿐이다.
없애는 일과 알맞게 두는 일은 다르다. 그 사이에 무게를 고를 여지가 남아 있다.
눌려서가 아니라, 눌러야 할 것을 지나치게 눌러 잃은 것이다. 내 사주의 균형은 어떨까 → 첫 분석 보기 십성으로 읽는 욕망 · 각 십성의 세 얼굴 → 개념편 이어 읽기